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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K리그대상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2006년의 한국프로축구는 그 막을 내렸습니다. 한 해 동안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과 그들을 지도한 감독님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는 보다 좋은 모습을 기대합니다.
성남이 3년만에 정상에 복귀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이번 K리그는 개인상 부분에서도 성남의 우세가 눈에 띕니다. 감독 데뷔 2년만에 우승을 일궈내며 K리그 최고의 지장으로 등극한 김학범 감독이 감독상을, 이적 후 팀의 중심으로 시즌 내내 활약한 김두현이 MVP를, 노장의 투혼을 불사른 우성용이 생애 첫 득점왕을 각각 차지했고, 올시즌 전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남긴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 장학영과 성남 수비의 중추 김영철은 김두현, 우성용과 더불어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챔피언결정전 이후 성남 우승의 공신으로 겨명된 이름들도 김학범 감독, 김두현, 우성용,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3골을 몰아넣은 외국인선수 모따 등이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기리그부터 꾸준히 팀의 핵심전력을 담당해준 선수들,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 선수들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1. 호호브라더스 김철호와 손대호. 후기리그 막판부터 시작해서 챔피언결정전에 이르기까지 이 두 선수는 성남의 수비형미드필더 자리를 책임졌습니다. 둘 다 정규리그에서는 활약할 기회가 없었지만 김상식의 부상으로 무너진 성남의 미드필더를 책임지며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성남이 3연승을 달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활약을 해 주었습니다. 먼저 손대호. 축구팬들에게 이 선수의 이름이 각인된 계기는 2004년에 있었던 수원과 바르샤의 친선경기였습니다. 자기 일년치 연봉을 주급으로 받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거친 태클과 무자비하고 터프한 반칙과 몸싸움으로 뭉게 버리며 1-0의 승리를 일궈낸 이 선수는 그 덕에 일부 축구팬들로부터 '친선경기를 너무 살벌하게 만들었다'거나 '그 덕에 바르샤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를 볼 기회를 잃어 버렸다'는 등의 말도 안 되는 비난을 받아야만 했지요. 2005년, 김남일의 수원 이적과 맞물리며 전남으로 새 둥지를 튼 이 선수는 이사한 집의 온기가 들기도 전에 다시 김도균과 트레이드되어 성남으로 이적합니다. 당시 성남은 손대호와 함께 김두현, 모따, 박진섭 등을 영입하며 리빌딩을 착착 진행하고 있었고, 전기리그 중반부터 김상식이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손대호와 히카르도, 그리고 김철호는 피튀기는 포지션 경쟁을 치르게 됩니다. 전기리그 후반과 피스컵을 거치며 결국 주전자리를 꿰차게 된 것은 손대호가 아닌 김철호와 히카르도였고 손대호는 2군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그리고 두어 차례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으로 1군 무대에 설 기회를 좀처럼 갖지 못합니다. 하지만 2군경기도 찾아가서 관람하는 지인들에게 들은 바로는 '2군서도 영 형편없다'는 경기력을 보여주던 이 선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세련된 패싱능력과 중거리슛팅, 돌파 등등을 자랑하는 K리그 최강의 공격형 미드필더 백지훈과 이관우를 높이와 파워로 가볍게 제압하며 2004년 바르샤전에서 보여준 그 터프한 미드필더의 모습을 다시 선보입니다. 그 덕에 수원의 2선공격은 부뎌져 버렸고, 별다른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지요. 우승 확정후의 장면을 보여준 KBS의 바바K리그에서 한 스텝이 우승 세레모니를 마친 손대호를 얼싸안고 '넌 1군용 선슈냐? 왜 이렇게 잘해" 하며 흐뭇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 나옵니다. 아마 2군에서의 부진과 1군에서 보여준 놀라운 활약을 비교하며 한 말이 아닐까 생각하며 저도 미소를 짓게 만든 장면이었습니다. 1981년생. 이제 확실한 자신의 자리를 잡아야 할 나이입니다. 과연 이 선수는 내년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그리고 김철호. 성남팬으로서 이 선수는 정이 안 갈 수가 없는 선수입니다. 2003년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를 제패한 기억을 단번에 말아먹으며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던 2004 시즌. 오승범의 부진과 신태용의 노쇠화로 붕괴되어 버린 성남의 미드필더진에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입니다. 물론 첨부터 잘 했던 건 아니죠. 당시 부천과의 원정경기를 오랜만에 없는 시간을 내서 직접 보러 갔다가 역시 신인급들이엇던 전광진, 도재준 등등과 함께 출전한 이 선수가 보여주던 연속적인 삽질쇼에 흥분해서 무자비하게 욕을 퍼붓던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코칭스텝은 이 선수에게 계속 기회를 줬고(달리 생각해 보면 대안도 없었고^^), 시즌 후반에 갈수록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잡아갑니다. 그와 더불어 저한테 욕을 먹는 횟수도 줄었고요. 작년 시즌 초반 김철호는 제대한 김상식과 더불어 성남의 중앙미드필더진을 책임집니다. 김도훈을 축으로 우성용, 훼이종, 두두 등이 투톱으로 최전방을 책임지던 당시 성남의 전술에서 김철호의 역할은 공격형 미드필더. 과거 신태용이 맡았던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리그 2년차 헷병아리 선수에게 그 짐은 너무나 무거웠던 것 같습니다. 결국 김두현의 이적과 함께 그 자리에서 밀려 나고 말지요. 하지만 투톱을 포기하고 더블볼란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전술적 변화와 함께 다시 히카르도와 짝을 이뤄 성남의 미드필더를 책임지게 됩니다. 제가 지금까지 본 K리그의 어떤 팀보다도 공격적이었고 파괴력 넘치던 작년 후기리그 성남의 파워 뒤에는 김철호의 역할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시즌이 시작되면서 김철호는 다시 벤치로 밀리고 맙니다. 조병국이 재기에 성공하면서 김영철과 더불어 팀의 센터백을 이루게 되자 그 동안 주전 센터백으로 뛰던 김상식이 다시 원래 위치였던 수비형미드필더로 돌아오고 그로 인해 자신의 자리를 잃고 만 거죠. 가끔씩 교체멤버로 출전하던 김철호는 컵대회들어 국가대표로 차출된 김상식과, 김두현의 공백을 메우며 활약했지만 그 둘이 복귀하면서 다시 벤치로 밀립니다. 그리고 후기리그 직전 히카르도가 부산으로 이적했으나 작년 인천의 돌풍을 이끌었던 미드필더 서동원이 이적해 오면서 그로 인해 김철호는 주전자리를 잃고 맙니다. 참으로 많은 곡절을 겪던 김철호가 다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이적생 서동원이 팀의 기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김상식-김두현과 함께 성남의 3미들 중 한축을 담당하게 된 것입니다. 울산, 광주 등에게 연파당하며 전기리그 우승후유증을 진하게 겪던 성남이 부산, 경남을 잡으며 잠깐 통합우승의 실날같은 희망을 꿀 수 있었던 건 김철호가 자기 몫을 충분히 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통합우승의 꿈은 수원원정에서 3-0으로 처참하게 박살나며 물거품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 사합은 그 전 경기에서 경고를 받아 김철호가 출전할 수 없었던 경기였죠. 그 경기를 TV로 지켜보면서 전반 내내 김철호의 공백이 참으로 아쉬웠더랬습니다. 김철호는 플레이오프에서 모따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기막힌 스루패스를 선보이며 성남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큰 공을 세웠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상대의 공격적 재능이 충만한 미드필더진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손대호와 함께 큰 공헌을 합니다. 우승 직후 김학범 감독이 이 둘의 이름을 거명하며 '이 선수들이 상대 미드필더들을 잘 막아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할 만큼 손대호와 김철호가 보여준 활약은 인상깊은 것이었습니다. 2. 히카르도 비록 시즌 중에 부산으로 이적하지만 전기리그에서 보여준 성남의 균형잡힌 전력은 히카르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김상식-김두현-히카르도. 이 세명이 보여준 미드필더 플레이는 근래 들어 최고의 그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빼어났습니다. 김상식이 수비를, 김두현이 공격을 주로 담당하는 성남의 미드필더진에서 히카르도는 참으로 멋드러진 조연이었습니다. 브라질 출신이면서도 화려하지 않은, 그러면서도 안정감있는 플레이를 선보인 이 선수는 때론 김상식과 함게 수비를, 때론 김두현과 함게 공격을 맡으며 성남의 연승행진에 톡톡히 한 몫을 해냅니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다소 파워는 딸리고, 왼발밖에 못 쓴다는 약점이 있지만 탁월한 볼키핑과 패싱능력, 경기운영능력을 선보이며 성남을 전기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작년 시즌부터 올 전기리그까지 성남이 보여준 좋은 성적에 이 선수의 공헌이 절대적이라는 것은 성남팬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것입니다. 후기리그 초반 부진에 빠진 성남을 보며 이 선수의 빈자리가 무척이나 아쉬웠드랬습니다. 3. 김상식 '국대의 역적, 성남의 충신' 이란과의 아시안컵 예선전 이후 네이버 검색순위 1위에 등극하며 과거부터 이어오던 국대에서의 끈질긴 악연이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학벌로나 축구계의 파워로나 그닥 눈에 띌 것 없는 대구대 출신이면서도 '학연이나 다른 빽으로 국대에 뽑힌다'는 말도 안 되는 비난에 시달려야 하는 이 선수.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날마다 게시판에서 '저따위 선수를 왜 뽑느냐'는 성화에 귀가 무척이나 간지러웠을 이 선수는 하지만 성남이라는 팀과 그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센터백으로, 그리고 올해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각각의 위치에서 이 선수가 보여준 활약은 최고의 것이었습니다. 작년 시즌 중반부터 무너진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해 주던 김상식은 조병국의 재기와 함깨 마침내 자기자리였던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깁니다. 김두현의 공격전개와 히카르도의 부지런한 움직임이 성남이 자랑하는 미드필더진의 화려한 성과라면 김상식은 그 기반이 되어주는 선수였습니다. 탁월한 공중볼 처리능력, K리그 어느 수비형 미드필더도 따라오지 못하는 강하고 정확한 태클, 영리함을 넘어 교활하기까지한 반칙으로 상대의 맥을 끊는 모습, 더불어 핌베어벡 국가대표감독이 '공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선 한국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고 극찬했던 정확한 롱패스 능력 등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행해 주어야 할 모습을 다 보여준 이 선수를 볼 때마다 선수 본인이 농담삼아 붙인 '식사마'라는 다소 코믹한 별명보다 '독사'라는 원래의 별명이 정녕 어울리는 선수라는 생각을 합니다. 김상식이 성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알고 싶으시다면 3-0으로 박살났던 후기리그 수원전을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경기에서 김상식이 부상을 입고 교체아웃되기 전까지의 성남과 그 후의 성남을 비교해 본다면 이 선수가 얼마나 큰 역할을 수행해 주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수원전에서의 부상으로 6주진단을 받았음에도 김상식은 엄청난 재활노력으로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 교체로 출전합니다. 테이핑을 한 무릎을 끌고서라도 그는 경기에 뛰길 원했고, 김학범 감독은 그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비록 부상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으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자신의 공을 가로채고 역습으로 들어가려던 실바의 뒷덜미를 살짝 나꿔채며 반칙으로 끊던 그 모습은 다시 한번 '독사'의 교활함을 느끼게 해 준 장면이었습니다. 신태용이 떠난 지금. 김상식이라는 이름은 동료예비군 김영철과 함께 '성남'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부디 이 선수가 계속 성남에서 뛰며 신태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남의 레전드가 되어 주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국대에서의 그 악연도 좀 없어지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왕이면 "국대에서도 충신, 성남에서도 충신" 인 게 더 나으니까요. 이 선수들 외에도 고마운 이름이 많습니다. 고비때마다 한골씩 터트려 주던 노장 조커 남기일, 골문을 책임져 준 김용대, 재기에 성공하며 다시 최정상급 수비수로 돌아온 조병국, 영리한 플레이를 보여준 박진섭 등등... 아마도 이런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다 해 주었기에 성남이 이번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다시 한번 기대합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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